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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 주저리] 펀딩과 게임. 유저들은 왜 펀딩을 믿지 못하는가
    쾌락없는 책임/게임 주저리 2020. 12. 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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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모른다 펀딩에서 고티를 노릴수도 출처 : Stevivor 2019 Best Indie Game

     펀딩이란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품을 미리 투자금을 받아 출시를 위한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각 펀딩 홈페이지들을 가보면 여러 가지 제품들이 있지만 우리 같은 게이머들에게는 게임 관련 펀딩이 먼저 눈에 보입니다. 최근 들어 게임을 펀딩 하는 사례가 많은 것도 한몫하고 있죠.

     

     대부분 펀딩을 시작하는 게임들은 인디게임들이고 이 게임들이 펀딩을 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크게 2가지의 효과를 노릴 수 있습니다. 먼저 금전적인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게임을 출시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들어가게 됩니다. 게임 엔진을 구매해야 할 수도 있고 심사를 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미처 준비하지 못한 생활비(?)를 연장하는데도 펀딩은 유효합니다.

    어찌보면 돈내고 하는 베타테스트이다

     유저들의 입장에서는 아직 완성된 게임이 아니라 리스크가 큰 편입니다. 만일 출시된 게임이 자신이 원하는 게임이 아니라면 환불도 어렵고 심지어는 개발자가 그냥 런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투자를 했는데 결과를 볼 수도 없고 본전도 찾지 못하는, 사실상 리스크만 있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마냥 리스크만 안게 된다면 할 이유는 없겠죠. 아주 약간의 이득도 있습니다. 먼저 펀딩을 잘하면, 빠르게 한다면 정식 출시에 비해 빠르고 값싸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돈에 여유가 있다면 더 많이 후원을 해 여러 가지 특전을 받을 수도 있죠. 만약 게임이 성공한다면 펀딩 때의 굿즈는 희소성도 높아지고 가치도 덩달아 오를 테니 정말 '투자'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펀딩은 믿음직스럽지 않습니다. 후원자들의 돈을 보호할 수도 없고 만약 다른 플랫폼의 안전결제처럼 장치를 마련한다면 펀딩을 연 개발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가 없습니다. 이렇듯 아직까지 구조적으로 양측 다 만족할 수가 없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여러 사건들이 터져갔습니다. 어딘가에서는 펀딩 설명과는 다른 결과물이. 또 출시일을 미뤄버리는가 하면 어딘가에서는 개발일지도 올라오지 않고 잠적해버립니다. 또는 이름만 번지르르하게, 대의를 위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가 했더니 그 대의의 절반도 따라가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결과물들이 보입니다.

     

     유저들은 많이 지쳤습니다. 인디게임을 키워 좋은 개발력을 가진 게임들을 보고 싶지만 펀딩으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 '펀딩은 믿을 수 없다'라는 여론들이 곳곳에서 보이며 때론 적대적인 의견을 표출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어찌 보면 그동안 '펀딩'이란 수단의 불신이 쌓여 당연한 수순을 밟는 거라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정말 신뢰를 얻어 성공적인 펀딩을 거두기 위해서 개발자들은 조금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개발일지를 꾸준히 올리겠습니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프로그래밍 공부하는 사람들도 일지는 많이 올리거든요. 일단 어느 정도의 결과물을 보여줘야 합니다. 최소 데모라도 만들어 후원자들이 어떤 게임인지 알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이럴 경우 유저들의 신뢰도 얻을 수 있고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어 시너지 효과가 좋습니다. 혹시 모르죠. 어느 유명 방송인이 데모를 해서 홍보가 될 수도 있으니깐요.

     

     사용자들은 '불안하면 후원하지 않는다'는 자세를 계속 취해야 합니다. 선량한 개발자들은 다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가 선량한 것과 관계없이 펀딩을 이용만 하려는 사람들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그들에게 펀딩이란 인디의 부흥이든 뭐든 한탕하려는 수단일 뿐이죠. 이런 사람들에게 후원을 하는 걸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정확한 속내를 번지르르한 설명에서 알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우리들의 돈과 펀딩 문화는 소중하니깐요.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기도 하고 아직 학부생이지만 이후 게임 개발 쪽으로 진로를 향할 것입니다. 그런 입장에서 펀딩은 개발팀을 꾸리기 위한 원동력이 될 수 있죠. 그런데 점점 펀딩에 대한 여론이 안 좋아지는 건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렇게 무너진 신뢰는 일으켜 세우기엔 많이 힘들겠죠. 시간이 걸리더라도 무너진 신뢰는 다시 찾아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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