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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fe] 대전사람수부씨 - 코스요리 카페?
    작은 똥/여기 먹었어요 2022. 10. 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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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론 - 카페 이야기만 보실 분은 아래로

     기억에 남는 카페는 이전까지 2곳이 있었습니다. 유럽 여행에서 가이드가 소개해준 이름 모를 에스프레소 카페, 기장에 있는 압도적인 뷰의 웨이브온(물론 그에 반비례하는 커피 쓰기가 더 기억에 남네요). 그리고 오늘 3번째 카페가 추가되었습니다. '대전사람수부씨'

     

     특이한 이름의 카페를 알게 된 데는 조금 복잡한 인연이 있었습니다. 평소 여행작가 '박민우' 작가님을 참 좋아하시는 우리 어머니. 그 작가분의 이야기라면 다 알고 있을 정도로 열렬한 팬이십니다. 그런 작가분의 이야기 중 최근 한 카페에 초대를 받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이야기를 잘 읽으신 우리 어머니께서 '이 카페에 한번 가보는 게 어떻냐'는 제안을 하셨죠.

     

     

     

    본론 - 요즘 말로 하면 오마카세

     최근 일식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오마카세'라는 말이 있습니다. 주인장에게 돈을 주고 오늘의 식사를 맡긴다는 뜻인데 최근 쓰는 단어들에서 가장 이 카페를 잘 표현해주는 말인 거 같습니다. 조금 다른 단어를 찾아보면 '카페식 백반', '카페 코스요리'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걸어가면서 몇 개의 동네 마트를 지나간 뒤, 주민들이 사는듯한 골목을 지나면 카페의 간판이 드러나게 됩니다. 간판의 남성은 카페를 운영하시는 분들의 아버님이라고 하시며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네이버 지도에서 볼 수 있습니다.

     

     카페의 느낌이 참 정겨운데 이는 카페가 주택을 개조해서 만들었기에 오는 거 같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그 여행작가분의 이야기에서 들었던 코스 메뉴를 하기로 했습니다. 인당 2만 원의 메뉴.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해야 했고 도착하면 자리에 이런 작은 팻말이 예약 여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커피 메뉴가 있지만 홍차와 그 외 다른 차들이 위주인 카페라는 걸 분위기와 찻잔들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찻 잔들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상당히 예쁜 잔이라는 건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예쁘게 있는 찻잔들을 보면서 '역시 차는 이런 잔에 따라 마셔야 하는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평소 겨울에 커피 대신 차를 마시며 공부하는 걸 좋아하는데 그때 그냥 스타벅스 검은 컵에 마신 게 살짝 후회되는 정도였습니다. 약간의 여유를 차에 함께 하고자 할 땐 이런 잔을 써야 기분이 난다는 가르침을 받게 된 것입니다.

     세팅되어있는 잔도 '나 홍차 마시러 왔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끔 만드는 비주얼이었습니다. 이후 주인분께서 차에 뜨거운 물을 부어 찻잔을 뜨겁게 달궈 주십니다. 이전에 가르침에 이어 차를 데워서 먹는다는 가르침을 또 얻게 되었네요.

     처음은 '루이보스 바닐라'와 제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케이크 조합이었습니다. 이후 이야기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후 나오는 차들의 이름을 묻지 못해 향만을 기억하고 있는데 첫 차는 향이 너무 인상적이라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물어봤기에 이름을 알 수 있었네요.

     

     그리고 말씀을 해주시는데 케이크에는 당도가 없어 위에 시럽과 함께 올라간 걸로 당도를 조절해서 먹으면 된다고 합니다. 이후의 디저트들도 당을 많이 줄이셔서 당을 피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네요. 물론 저는 둘 다 크게 상관을 안 해서 우걱우걱 잘 먹고 있었습니다.

     일행과 이야기를 계속하다 보면 다음 디저트와 차가 나오게 됩니다. 그동안 이야기를 한다고 이전 꺼를 다 마시지 못했는데 이후의 차를 맞이하기 위해서 급하게 흡입을 했습니다.

     

     스콘을 주시면서 각종 설명을 해주시는데 앞으로 디저트나 차가 나오면 계속해서 설명을 해주십니다. 그런데 설명 후 스콘을 집어 먹는데 우와,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평소 주변 카페에서 먹는 스콘들은 푸석푸석 먹으면서 '도대체 이게 왜 요즘 유행일까?' 싶은 스콘들만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갓 나온 스콘이다 보니 부드러운 스콘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이 부드러운 스콘 덕분에 스콘이 맛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혹시나 스콘은 푸석푸석해서 맛없다고 생각하신 분들은 이곳에서 꼭 스콘을 먹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다음 메뉴는 차가운 차와 함께 제공이 됩니다. 샌드위치와 뭔가 타코를 닮았단 소리를 들은 음식. 차가운 차는 향이 잘 입혀져서 그런지 처음에는 그 향이 맛이라고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이후 익숙해진 혀로 마셔보니 향을 느끼면서 마실 수 있었습니다.

    요 음식은 아쉽게도 카페 분위기에 맞는 필터가 씌워지지 못했는데 본연의 색을 담았다는 의도라고 칩시다. 위에 작은 잎은 먹어도 되는 잎이라고 설명을 해주셨고 바게트 위에 각종 야채들이 올라가 있는 형태입니다. 먹었을 때 잎의 향이 상당히 강해 인상 깊었던 맛이네요.

     거의 마지막에 위치한 메뉴는 각종 디저트들과 밀크티였습니다. 밀크티에는 카페인이 들어가 있다 하셨는데 많은 카페인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심장이 막 뛰지 않는 가벼운 카페인인 것 같네요.

     

     위 디저트들은 평소 생각하는 맛이었지만 파베 초콜릿은 기존에 먹는 것보다 더 진한 코코아 맛이었습니다. 설명해주시면서 '밀크티와 잘 어울릴 거다'라고 하셨는데 위 디저트들 중 파베 초콜릿이 이 밀크티와 제일 궁합이 좋았습니다.

     

     처음 밀크티를 주신다고 할 때는 사실 조금 걱정했습니다. 대만에서 먹은 밀크티나 국내 다른 카페들에서 먹은 밀크티에서 좋은 기억을 찾을 수 없었거든요. 첫맛은 살짝? 였습니다. 화장품의 향이 약하게 나긴 했지만 위의 우유 거품과 시나몬 향이 이를 조심스럽게 가려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두 번째 입부터는 밀크티가 잘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밀크티의 좋은 기억 첫 장이 되는 맛이었습니다.

     마지막의 바로 전이었습니다. 사실은 위 백설기와 요거트가 같이 나왔는지 정확한 기억이 나지 않아 일단 함께 넣었습니다. 역시 이래서 메모를 일상화해야 하나 봅니다. 

     

     백설기의 경우 겉에 설탕 같은 하얀 가루들이 있는데 스테비아라고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당이 적은 단맛을 내는 재료라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요거트도 작은 에스프레소 사이즈의 유리잔에 나오는데 잔도 예쁘고 맛도 좋고. 만족감이 정말 좋았습니다.

     마지막 마무리는 에스프레소 사이즈의 차입니다. 설명해주시면서 '이걸 마신 뒤 오늘 먹은 것들을 입에서 씻어준다'라고 하신 거 같은데 먹은 뒤 입가심을 하기 좋은 차가 확실했습니다. 맛이 참 아리송한데 먹을 때 '수미상관인가?'라는 생각을 한 기억이 있으니 처음 마신 루이보스 바닐라 차인 거 같네요.

     

     

    대전사람수부씨를 보내며

     위 마지막 차를 마무리하고 이후 계산하면서 오게 된 경위를 말씀드리며 진짜 마무리를 했습니다. 아무래도 여행작가님의 이야기를 드려야 할거 같아서 말씀을 드리게 되었네요.

     

     그러면 글의 마무리를 한번 준비해 보겠습니다. 평소 카페는 좋아하지만 혼자 가는 카페는 그렇게 즐기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작업을 하던 그냥 시간을 보내던 하는 사람인데 이곳은 그런 점에서 참 좋은 곳이었습니다. 예약을 3시에 하고 6시에 나오게 되었으니 알차게 즐기고 나온 셈이죠.

     

     제가 자취하는 곳은 대학가라 카페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중 감성을 자극하는 곳들도 많은데 막상 갔을 때는 '그냥 카페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 많았습니다. 물론 카페 외적으로 얽히는 스토리들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죠. 아무튼 '대전사람수부씨'는 이런 감성들을 자극하면서 만족까지 시켜주는 카페였습니다. 덕분인지 이야기들도 술술 나와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했죠.

     

     계산하고 난 뒤 이야기가 새로 생기게 되어서 이후에는 부모님들과 함께 방문할 것 같은 카페입니다. 그냥 단순히 대전에서 카페를 찾으시는 분들은 한 번쯤 들러보셔서 차를 즐겨보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커피 카페인에 찌든 몸을 조금 편안하게 해 주니깐요. 

     

     마지막으로 하나를 제외하고 전부 뜨거운 차여서 겨울에 방문하면 더 감성에 젖을 거 같습니다.

    이후 강변을 따라 산책하며 이번의 대전을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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